최근 DAOs, 혁신인가 실험의 한계인가?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과 관련하여 상반된 두 가지 주요 뉴스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는 솔라나(Solana) 생태계의 핵심 탈중앙화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인 주피터(Jupiter)가 연말까지 DAO 투표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크로스체인(Cross-chain) 브릿지 프로토콜인 어크로스 프로토콜(Across Protocol)의 DAO 운영에 대한 조작 및 내부자 거래 의혹입니다.


주요 내용 분석

주피터의 DAO 투표 중단 결정은 충격적입니다. 주피터 팀은 현재의 거버넌스(Governance) 구조가 '신뢰 붕괴(breakdown in trust)'와 '영구적인 FUD 사이클(perpetual FUD cycle)'을 야기하며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DAO 모델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참여자 간의 비효율성, 의사결정의 어려움, 그리고 소음으로 인한 피로감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주피터는 이 '중요한 시기(critical period)'에 코어 팀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프로토콜의 미래를 재정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반면, 어크로스 프로토콜에서는 DAO 거버넌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온체인(On-chain) 분석가들은 어크로스 팀 관계자들이 조작된 투표를 통해 DAO 재무부(Treasury)에서 약 2,300만 달러 상당의 ACX 토큰을 관련 비영리 단체로 이전하고, 바이낸스(Binance) 상장 전 내부자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크로스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DAO로부터 토큰을 부여받아 프로토콜 개발 및 확장에 사용한 것은 표준적인 관행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위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번 의혹은 '이름뿐인 DAO(DAO in name only)'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진정한 탈중앙성이 얼마나 구현되기 어려운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더리움(Ethereum)의 대표적인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 프로토콜인 리도(Lido) DAO는 거버넌스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도 DAO는 LDO 토큰 보유자뿐만 아니라 stETH 보유자(스테이커: Staker)에게도 거버넌스 제안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양방향 거버넌스(two-way governance)'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수의 토큰 고래(Whales)에 의한 의사결정 독점을 방지하고 실제 프로토콜 사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긍정적인 진화 시도로 평가됩니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역시 이러한 시스템을 지지하며, 악의적인 행동에 대한 중요한 보안 계층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시장 및 생태계 영향

주피터의 결정은 단기적으로 거버넌스 참여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으나, 핵심 팀 주도의 빠른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탈중앙화라는 DAO의 근본 철학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프로토콜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크로스 프로토콜의 의혹은 해당 프로토콜의 토큰(ACX)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투자자 신뢰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또한, 이는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DAO 생태계 전체에 대한 회의론을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DAO의 투명성과 실제 탈중앙화 수준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입니다.


리도 DAO의 거버넌스 개선 노력은 DAO 모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사례를 제시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균형 잡힌 참여를 보장하려는 시도는 다른 대규모 DAO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전망 및 고려사항

최근의 사건들은 DAO가 여전히 발전 초기 단계에 있으며, 완벽한 모델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주피터 사례는 효율성과 신속성이 중요한 환경에서 순수 DAO 모델의 한계를 드러냈고, 어크로스 사례는 불투명한 운영 및 중앙 집중화 위험을 부각시켰습니다.


향후 DAO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전히 탈중앙화된 형태부터 특정 기능이나 의사결정 과정만 DAO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Hybrid) 형태까지, 각 프로토콜의 특성과 목표에 맞는 유연한 모델이 탐색될 것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DAO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 실질적인 탈중앙화 수준 확인:겉모습뿐만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 과정, 토큰 분배 현황, 핵심 개발팀의 영향력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 투명한 정보 공개 여부:재무 현황, 개발 로드맵, 거버넌스 제안 및 투표 결과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거버넌스 참여의 용이성 및 실효성:일반 투자자나 사용자가 거버넌스에 참여하기 쉬운 구조인지, 그리고 그 참여가 실제적인 영향력을 가지는지 평가해야 합니다.
  • 리스크 관리:DAO 운영상의 잠재적 리스크(조작, 비효율성, 법적 문제 등)를 이해하고 투자 비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DAOs를 둘러싼 소식들은 이 혁신적인 조직 형태가 여전히 실험 단계에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리도 DAO의 사례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려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DAO 생태계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숙해나갈 것이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 각 프로젝트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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